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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딩 클럽 (Poms, 2019)》은 단순한 노년 코미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나이'라는 틀을 깨고, 삶을 다시 살아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감동 드라마입니다. 젊음과 치어리딩이라는 전형적인 상징이 평균 연령 70세 이상의 여성들과 결합될 때, 그 충돌은 오히려 더 깊은 공감과 유쾌한 반전을 만들어냅니다. 감독 자라 애스틸먼(Zara Hayes)은 전작 다큐멘터리 경험을 살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조화롭게 넘나드는 연출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스크린에 담아냅니다.
🧓 주인공 마사, 고요한 죽음 대신 뜨거운 삶을 택하다
이야기는 암 투병 중인 주인공 마사(다이앤 키튼)가 조용히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 조지아주의 한 은퇴 커뮤니티에 입주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녀는 자신의 상태를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하고 평온한 죽음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만난 활기 넘치는 여성 셜리(재키 위버)와의 우정은 그녀의 삶을 뜻밖의 방향으로 이끕니다.
셜리는 마사에게 치어리딩 클럽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처음엔 거절하던 마사도 결국 제안에 동참하게 됩니다. 이들의 작은 시작은 곧 커뮤니티 전체의 주목을 받게 되고, 오랜 시간 억눌려 있던 여성들의 열망이 하나둘씩 터져나옵니다. 치어리딩이라는 활동은 단지 춤과 응원이 아니라, 이들의 ‘삶을 응원하는 도구’가 됩니다.
🎭 인물의 성장과 다양성: 각자의 상처와 꿈이 만들어낸 팀워크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은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인물들이 하나의 목표로 뭉치며 성장하는 데 있습니다. 젊은 시절 꿈을 포기해야 했던 여성, 남편과의 갈등에 지친 아내, 손자에게조차 외면받는 할머니 등 다양한 인물들이 치어리딩을 통해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습니다.
치어리딩 팀은 단순한 스포츠 클럽이 아니라, 서로를 응원하고 치유하는 ‘인생의 동아리’로 발전합니다. 각 인물의 사연은 짧지만 강렬하게 묘사되며, 관객은 누구든 한 명쯤은 마음에 남을 캐릭터를 만나게 됩니다. 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간과했던 '노년의 감정'에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 치어리딩이라는 매개체: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태도에서 나온다
《치어리딩 클럽》은 치어리딩이라는 상징을 통해 ‘젊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통상적으로 젊은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치어리딩은, 이 영화 속에서는 삶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일어서는 노년 여성들의 강인한 상징이 됩니다.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관절이 아프며, 기억력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들은 매일 연습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결국 지역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 만큼의 팀으로 성장합니다. 그 장면 하나하나가 유쾌하면서도 뭉클하고, 관객은 어느새 이들을 응원하게 됩니다.
특히 마지막 무대 장면은 단순한 엔딩을 넘어, 이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살아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클라이맥스입니다. 관객은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경험하며 극장을 나서게 됩니다.
🎼 음악과 연출: 경쾌함과 진중함이 교차하는 리듬
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줍니다. 팝과 클래식, 복고풍 사운드가 조화롭게 구성되어 각 장면의 감정을 정확히 전달합니다. 특히 팀원들이 처음 함께 춤을 맞추는 장면이나, 클라이맥스에서 펼쳐지는 무대 장면은 음악과 움직임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감동을 극대화합니다.
감독은 다큐멘터리적 현실성을 유지하면서도, 인물들의 감정과 성장에 집중하는 연출을 통해 진정성 있는 휴먼 드라마를 완성합니다. 카메라 워킹과 편집은 화려하진 않지만, 이야기를 온전히 전달하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주요 메시지: 지금 이 순간, 삶을 포기하지 말자
《치어리딩 클럽》이 관객에게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 진짜 인생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영화는 단순한 성공 서사가 아니라, 시도하고 실패하고 또 시도하는 그 과정 자체를 찬미합니다. 치어리딩이라는 소재를 통해 웃음과 에너지를 선사하면서도, 죽음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 사유하게 만듭니다.
또한, 사회에서 점점 투명인간처럼 취급되는 노년 여성의 존재를 당당하게 조명함으로써, 관객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시합니다. 이 영화는 노년층 관객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젊은 관객에게는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세대 초월의 영화’입니다.
📝 결론: 당신의 삶도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치어리딩 클럽 (Poms)》은 단지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 그 이상입니다. 인생의 마지막 챕터를 어떻게 써 내려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이며,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응원입니다.
죽음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려 했던 마사가 결국 ‘함께하는 삶’을 선택했듯, 우리 역시 어떤 나이에서도 꿈꾸고 도전할 수 있음을 이 영화는 유쾌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삶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무대 위로 한 발짝 나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